일본의 0엔 주택 증가 / 고령화 / 양극화
몇년새 일본에는 빈집이 크게 증가하고 단독주택이 0엔에 거래되거나 마이너스(-) 가격에도 거래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세계 최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피할 수 없는 문제인데요. 가까운 미래에 우리나라에서도 사회문제로 등장하게 될 '대한민국의 빈집 문제'에 대해서 먼저 생각해보고, 그것이 유발시킬 부동산의 나비효과 등을 생각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
0엔 주택이란?
일본어로 「0円空き家」「無料空き家」라고 합니다. 우리말로 직역하면 0엔 빈집,무료빈집이라는 말인데요. 다시말해 '무상양도물건'이라는 의미로 말그대로 무상(공짜)로 건네주는 집이라는 뜻입니다. 무상 양도이기 때문에 부동산 중개업자가 중간에 끼는 일이 없다는 것이 매매와의 가장 큰 차이라고 합니다.

빈집을 공짜로 넘기는 사람이 있는 이유
왜 빈 집을 무료로라도 넘기는 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아무리 건물이 낡았다고 해도 깔고앉은 '땅'의 가치가 있을 텐데 왜 무료로 넘기려는 것일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무료라도 괜찮으니 넘겨주고 싶은 사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사정'이라고 하면 대표적으로 크게 3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1. 경제적 부담
소유가 곧 손해가 되기도 합니다. 빈 집을 소유하고 있는 것 만으로도 보유세와 관리비 등이 나가게 됩니다. 빈집에 부과되는 '고정자산세', '도시계획세'뿐만 아니라 '화재보험' '수도광열비', '기타 수선비용'등도 고정지출요인입니다.
2. 빈집관리의 어려움
빈집을 관리하지 않으면 '경관, 악취'등 주변환경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민폐를 끼치는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일본인들에게는 골칫덩이가 됩니다. 뿐만 아니라 불법투기, 불법침입등 사건사고에 휘말리는 리스크도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빈 집 관리로부터 조기에 해방되고자 무상양도를 원하기도 합니다.
3. 리스크
사회문제화 되고있는 빈집문제의 대책으로서 2015년 '빈집 대책법'이라는 것을 내놓습니다. 이 법은 주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빈 집에 대해서 권고, 명령, 강제 집행을 실시할 수 있는 법으로 '특정공가(特定空家)'으로 지정된 집의 소유자에게는 다음과 같은 조치가 내려집니다. '특정공가'로 지정되면 권고, 명령, 강제집행이 내려질 수 있기도 하며 '고정자산세'가 최대 6배까지 오르는 조치가 내려지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런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0엔에라도 집을 넘기려고 하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0엔임에도 양도되지 않는 이유
하지만 '공짜'라고 해서 물건을 넘겨받는 다는 것은 '집'뿐만 아니라 위 3가지 부담을 동시에 떠안게 되는 것이 됩니다. 그 뿐만 아니라 양도시 다음과 같은 세금이 따라붙기 때문에 양수자 입장에서는 완전히 공짜라고는 볼 수 없습니다.
-증여세 : 최소110만엔(1100만원)
-취득세: 과세표준액의 3%
-등록면허세: 고정자산 과세대상의 2%
-보유세: 소유시 연 1회 고정자산세 발생
이러한 비용과 부담이 있기 때문에 매물로 나와있다고 해도 팔리는 물건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합니다. 집값이 0엔이 아니라 마이너스가 되기도 하는데, 철거비용과 거래세를 대신 내줘야만 팔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멸실시키고 빈 땅으로 놔두면 안되나?
무료에도 양도되지 않는(줘도 안가지는) 빈집소유가 여러가지 트러블을 발생시킨다면 '건물을 부숴버리고 빈 땅으로 두면 안되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건물을 철거(멸실)해버리고 갱지로 만들어 버리면 고정자산세가 6배, 도시 계획세가 최대 3배까지 뛰어버리는 등 세금면에서 입는 손해가 더 커진다고 합니다. 절세를 위해서 '빈땅'이 아닌 '빈집'으로 둔다고 하니 좀 아이러니한데요. '절세'를 위해서 빈집으로 두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좀처럼 빈 집이 줄어들지 않는다고 합니다.
일본의 빈집 증가율
일본 총무성에서는 5년단위로 빈집 통계를 조사한다고 합니다. 일본의 빈 집 증가 추이는 다음 그래프와 같습니다.

빈집 수, 빈집 비율 증가 추이-전국(1958년~2018년)】
빈 집의 비율은 1958년 조사 시작이래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으며 2018년은 13.6%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총 6천여만가구의 일본 주택중 빈집이 총 848만9천 가구라고 하니 그 숫자가 실로 놀랍습니다. 2030년대에는 빈집이 30%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된다고 합니다.
빈집증가에 의해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
빈집증가는 다음과 같은 사회적 문제를 발생시킨다고 합니다.
경관의 악화
-건물황폐화
-잡초무제한 발생
오염 및 해충발생
-해충의 발생
-토양 오염 발생
재해발생의 원인
-노후화에 의한 건물의 붕괴
-방화에 의한 화재 등
범죄의 온상
-방화, 불법 거주
-부지내의 설비나 물품의 도난, 불법 투기,
-개조한 빈집을 이용한 약물 제조나 약물 재배
빈집증가의 원인
일본의 빈집 증가의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고령화, 저출산
일본역시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와 저출산을 겪었던 나라입니다. 고령자가 살고있던 집을 계승하는 사람들이 적어지기 때문에 좀처럼 빈집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인들의 신축선호
일본에서도 갈수록 구축보다 신축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일본 총무성의 조사 데이터에서도 주택취득에서 '중고<신축'의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절세 , 유지비용
앞에서 썼던 것 처럼 건물을 철거(멸실)해버리고 갱지로 만들어 버리면 세금이 크게 뛰어 버립니다. 관리비, 관리 노력등이 커지기 때문에 빈 집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도시와 지방의 극심한 양극화
0엔 또는 마이너스 가격에 거래되는 집은 주로 지방의 외딴곳이나 산속에 자리 잡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경제가 급성장하던 시기(1950~80년대)에 주택부족으로 산 중턱까지 집을 지었는데, 이런 곳에는 길이 좁아서 차도 들어가지 못한다고 합니다. 지은지가 40~50년이 넘어 너무 낡고 경사도 높아서 아무도 찾지않는 집이 된 것입니다.
빈집이 많아졌다는 것은 집이 넘쳐난다는 뜻이니 중심지 집값도 떨어졌을까요?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인구감소 시대를 맞은 일본이지만 모든 부동산 가격이 내리는 것은 아닙니다. 일본 부동산 평균 가격은 상승추세입니다. 도심회귀 현상, 외국인 관광객 급증 등의 영향으로 대도시와 관광지 지가는 급등하고 있는 반면 인구가 줄고 있는 지방과 대도시 외곽 베드타운은 몰락하고 있다고 합니다.




요약
-일본에는 0엔에도 거래가 되지 않는 빈집이 증가
-하지만 버려지는 빈집은 대부분 소도시 시골 외딴 곳
-최근 도쿄등 대도시 집값은 오름
-우리나라도 미래에 비슷한 길을 걷게 될 것(사견)
-우리나라는 저출산이 일본보다 훨씬 심각해서 대도시도 위험할지도..(사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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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보니 당연한 결론이네요.